[COOP] 화성 꿈고래놀이터 부모협동조합 임신화 이사장 인터뷰
경기도 화성시 유리마을에는 꿈을 꾸는 아이들이 모여 노는 ‘꿈고래놀이터’가 있다.
꿈고래놀이터 부모협동조합은 장애아동을 둔 부모를 중심으로 설립된 소비자협동조합으로, 2015년 2월에 설립하여 발달장애를 가진 아동들의 치료 및 직업교육을 위한 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다. 꿈고래놀이터는 「2015년도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에 선정되어 총 405개의 육성팀 중 6등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하였으며, 같은 해 11월 화성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는 등 설립 후 만 2년이 채 되지 않은 신규 협동조합이라고 믿기 어려운 활동들을 이어오고 있다.
 
Q1. 부모가 직접 운영하는 치료실,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는 아니다. 특별히 협동조합의 형태로 설립하게 된 이유가 있는가?
A1. 우연한 기회로 경기도장애인복지관에서 진행한 장애아동부모교육 중 ‘협동조합의 이해’ 교육을 듣게 되었다. 협동조합 교육을 받고난 후 장애아동을 위한 치료실을 협동조합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반적으로 장애아동이 이용하는 사설치료시설의 경우 한 회기 당 5~10만원, 월 평균 80만원을 넘는 고가의 치료비를 지불해야 한다. 또한 보통 사설치료시설의 수익은 60%가 치료사 선생님, 40%는 사설센터의 장이 가져가는 구조이다. 고가의 치료비에 대한 부모의 부담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기존의 비합리적으로 분배되는 치료비를 장애아동들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하여 협동조합을 설립하였다.
 
Q2. 조합원은 장애아동부모로만 구성되어있는가?
A2. 협동조합이 장애아동부모로만 구성된 것은 아니다. 장애아동부모조합원 70명, 비장애아동부모조합원 30명, 이외에 치료사선생님 등 이해관계자 20명 총 120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장애아동부모의 필요에 의해 설립된 협동조합이지만 협동조합 활동을 지켜보고, 직접 참여하게 된 비장애아동의 부모와 치료사선생님도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Q3. 협동조합의 주 사업인 발달장애 치료실은 어떻게 운영되는가?
A3. 꿈고래놀이터의 주요 사업은 발달장애아동을 위한 치료실을 운영하는 것이다. 치료사 선생님 5명이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언어·인지·감각통합·미술·놀이·그룹 등 치료교육을 진행한다. 치료 프로그램은 한 명의 장애아동과 한 명의 치료사선생님으로 구성된 1:1 매칭 방식으로 진행되며, 1회 40분 치료, 10분 간 부모 상담 총 50분으로 진행된다. 필요에 따라 비장애아동과 장애아동이 함께 참여하는 그룹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또한 발달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수업 이외에도 경기도의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 『우리아이 심리지원서비스』 바우처 제공기관으로 선정되어 지역 아동들을 대상으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아이 심리지원서비스』 사업은 장애 아동뿐 아니라 ADHD 성향이 있는 아동, 학교 내 왕따 경험으로 인해 심리불안을 겪고 있는 아동 등 일반 아동에게도 심리 상담 및 치료 등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4. 사설치료시설과 비교했을 때 ‘꿈고래놀이터’만이 가진 차별성이 있다면?
A4. 첫 번째로는 저렴한 치료비이다. 꿈고래놀이터는 장애아동부모의 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1회 치료비용을 3만 6천원으로 책정하였다. 사설치료시설 1회 치료비용이 5~10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저렴한 비용으로 치료수업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치료비의 약40%는 장애인을 직접 고용할 수 있는 직업재활시설을 만들기 위하여 적립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함께하는 통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설치료시설에서는 장애아동의 치료에만 초점을 두기 때문에 장애·비장애 수업을 진행하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지역 내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일반문화센터에서 비장애아동 4명, 장애아동 1명이 참여하는 문화통합교육을 진행하는 경우는 있다. 그러나 화성시는 지역적 특성상 일반문화센터가 적어 문화통합교육을 받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경우가 많았고,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해보고자 꿈고래놀이터에서 직접 문화통합교육을 진행하게 되었다. 조합원 중 비장애아동부모의 경우 꿈고래놀이터에서 진행하는 문화통합교육에 참여하였다가 자연스럽게 장애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어 조합원으로 가입한 경우가 많다.
세 번째는 부모 조합원을 대상으로 매월 1회 조합원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발효식품 만들기, 현대문화 교육, 커피특강 등 지역의 협동조합, 사회적기업과 연계하여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장애아동부모의 경우 조합원 교육 외에도 장애인권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Q5. 최근에는 타협동조합과도 함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다.
A5. 장애아동·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이 앓고 있는 장애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시작으로 그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이 사회에 나가 직업을 갖고, 사회구성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진로에 대한 교육이 필요했다. 이를 고민하던 중 수원의 ‘사회적협동조합 홀더맘심리언어발달센터’, ‘꿈틀 협동조합’을 만나게 되었고, 세 협동조합에서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아이 꿈을 꾸다&꿈을 꾸는 아이』라는 장애청소년 직업체험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경기도가 개최한 ‘2016년도 지역기반 사회적경제활성화를 위한 협동화사업’에 선정되어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청소년 40여명을 대상으로 학기 중에는 발달장애 치료 프로그램을, 방학 중에는 진로체험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Q6. 꿈고래놀이터 협동조합의 목표는?
A6. 우선은 운영 중인 치료실을 안정화시키는 것이다. 현재 치료실은 지역적인 한계 등으로 전체 달성 가능한 수익 중 50%정도만이 충족되고 있다. 치료실이 안정화되면 화성, 수원 등 다양한 지역에 꿈고래놀이터 치료실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하여 수원, 화성의 협동조합들과 연합하여 협동조합 형태의 치료실을 확대해나가는 것도 논의 중이다.
두 번째 목표는 사회적경제 영역 안에서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는 것이다. 사회적경제 기업들과 연계하여 장애아동·청소년을 대상 진로체험교육을 실시하고, 나아가 사회적경제 기업에 고용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 갈 것이다. 또한 꿈고래놀이터 치료실 운영으로 적립된 금액은 장애아동이 성장하였을 때 그들을 직접 고용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을 설립할 예정이다.
 
Q7. 마지막으로 최근 장애아동을 둔 부모들을 중심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선배 협동조합 활동가로서 조언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7. 대다수의 장애아동부모님이 본인의 희생을 감수고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다. 이 경우 협동조합은 2~3년 이상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협동조합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사업가로서의 마인드를 갖추어야할 필요가 있다. 협동조합은 일반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고, 제대로 된 가격을 책정하여 판매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디자인도 우수해야한다. 또한 생산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생산 과정, 상품 유통 등 전반적인 사업에 대한 공부도 필요하다. 협동조합을 설립하고자하시는 장애아동부모님들께서는 단순히 나의 자녀를 위해 좋은 일을 하겠다는 마음가짐 보다는 협동조합의 운영원리와 사업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시작하면 좋겠다.